내 인생의 중간평가

2018.01.17 22:40 [ 가계경제 ]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

사고 나면 가격 떨어지고, 팔고 나면 가격 오르고


이것은 부동산, 주식, 금, 달러 등등의 매매거래에서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는 배아픔이다.

이 '머피의 법칙' 때문에, 집 없는 사람은 집을 사고 나면 집 값이 더 떨어질 것 같아 집 사기를 주저하고, 주식 갖고 있는 사람은 그 주식을 팔고 나면 가격 오를 것 같아서 팔기를 주저한다.


나의 경우 주식을 예로들면;


① 사고 나니 폭락했다? 폭락한 주식이라도 어쨌든 내 손에 쥐고 있기에, 언젠가는 다시 회복 될 희망이 있다. 끝내 손절하면 쓰라리긴 하겠지만...


② 팔고 나니 폭등했다? 그냥 쥐고 있을껄 왜 팔았을까 하는 어마어마한 후회와 번민과 고통 미련 자책 안타까움 아쉬움 등으로 배가 아파서 몇 날 며칠 잠을 못자고 약오름에 고통받게 될 것이다.

이미 내 손을 떠난 주식, 내게 올 뻔 했던 행운의 여신도 함께 떠났으니, 나는 왜이리 불행운할까...


③ 어떤 주식을 사려다 못 샀는데 가격 폭등했다? 


④ 고점에서 매도하려다 못했는데 흘러내렸다?



뼈 아픈 경우의 수는 더 많이 있을 것이다.


약오름에 유난히 취약한 나는, 

②의 경우에 대한 근심과 걱정이 상당하다.



2천만원어치 주식을 5년간 묻어둔다면, 

자기돈 2천만원 투자 : 5년간 예금이자(2~3%) 세후170만~250만원의 기대수익을 포기하면 되지만,

빚내서 2천만원 투자 : 5년간 대출이자(10%?) 투자금의 절반인 1천만원이 이자비용으로 낭비된다.


빚을 내서 주식투자하면 안되는 이유이다.


너무 극단적인 예) 아닐까?

단타라면 모를까, 누가 무식하게 빚 내서 장투해?


그 극단적인 예)의 산증인이 바로 나.


나는 어리석게 빚 내서 주식투기를 했었고,

멍청해서 계속 돈을 잃기만 했는데도,

미련해서 주식투기를 끊고 싶어도 못 끊었던..,

나는 뭘 해도 안되는 사람이라는 자기혐오가 팽배했었다.


혐 짤 주 의



차라리 똥개가 똥을 끊는게 쉽다 할 정도로, 

도박·주식·마약등 유경험자는 끊기가 정말 어렵다.


주식은 건전하게 투자하는 사람들과 기관 외국인 등등의 투자로 인해 투기가 다소 희석되지만, 그외 대다수... 아니, 나는 주식에 임할 때 투기심이 고조되어 주식을 도박이라고 생각한다.


돈을 잃으면 잃어서 본전회복의 열망과 약오름과 후회와 미련 때문에 끊지 못하고, 따면 따서 또 따고 싶은 강렬한 유혹 때문에 끊지 못한다. 한 번 빠지면 헤어나올 수 없다. 중독성 강한 것은 차라리 처음부터 손 대지 않는게 상책이다.


어쨌든간에...

2012년 2월, 빚 내서 투기하던 남은 투기금(왜인지 연기금 느낌이 난다?) 2,132만원으로 A종목 주식을 풀매수하고, 10년여 주식투기에서 손을 뗐다.

주식을 끊고 싶어도 못 끊는 나에게 환멸을 느껴 손을 떼긴 했지만, 여전히 한쪽 발은 살포시 담그고 있었던 것이다.


이렇게 오래 장기간 묻어두게 될 줄 몰랐지만, 주식투기금 2,132만원에 대해서 매달 갚았던 대출이자의 5년간 합계가 1천만원을 상회한 것이다.

내 급여는 처음부터 가계지출로 소모되었기에, 빌리기 쉬운 고금리 대출을 이용했었다. 2017년 1월 말, 가계부 정산과정에서 남편에게 1차적으로 4천만원을 넘겨 받고 나서야 빚을 갚았다.


결혼 후 내 급여는 가계지출을 담당했고, 남편의 급여는 가계저축을 담당했지만, 우린 서로의 1년치 급여액도, 1년치 생활비액도, 1년치 저축액도, 자세히 알려하지도 간섭하지도 않았었다.


내가 돈을 헤프게 쓴 편도 아니었고, 사치나 치장에 관심이 없어서, 자칫 검소해 보이는 듯 한 생활을 해왔지만, 실상은 주식을 과소비하고 이자낭비를 일삼았기에, 지난 14년간 내가 허투루 날린 돈이 1억1천2백만원이었다. 그 결과치는 14년간 밀렸던 가계부가 최종 완성된 2017년도에 파악됐다.


출산전에는 수입 대비 지출이 크지 않았으므로 14년의 전기간을 놓고 보면 보합이긴 하지만, 아이들을 출산한 후 가계지출은 점차로 늘었고, 2011년~2016년 기간 중에서 2012년을 제외하고는, 매년 1년치 가계지출이, 1년치 내 근로소득을 초과하여 지출되고 있었고, 그 초과 지출된 가계 생활비의 합계가 1,900만원에 이른다는 사실도, 2017년 5월에 밀린 가계부가 최종완성된 후에서야 파악됐다.

물론 밀린 가계부에는 주식투기 관련 손실액과 대출이자로써 낭비한 금액은 포함시키지도 않았다.


즉, 2011년도부터 내 소득 대비 우리집 생활비 지출은 연평균 380만원 적자였고, 여기에다 투기금 대출이자로 200만원까지 얹혀진 상태에 기타 대출이자등등, 나는 뭐가 어떻게 잘 못 된 건지도 모른 채, 생활비가 너무 쪼들린다.. 고 계속해서 스트레스만 받고 있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남편에게 생활비 좀 보태달라고 손 벌리기엔 자존심이 상해, 내 능력으로 버텨보겠다고 전전긍긍 했던 것이다.


극도의 개인주의적인 성격, 공평에 집착하는 성격, 남에게 폐 끼치는 거 싫어하고, 아쉬운 소리하는 거 싫어하고, 지기 싫어하고, 간사스럽고 얌체스러운거 싫어하는 성격, 그러한 나의 성격들이 한데 어우러져서, '내 몫어치는 내가 감당한다.'는 강박에 갇혀, 결혼 후 쭈욱 나 혼자 감당하던 가계지출을, 계속해서 나 혼자 감당하려고 아둥바둥 했었지만, 결국 내 한계치를 초과해 붕괴되었다.


2016~17년도에 가계부를 완성해 가면서, 수입과 지출이 차차로 정리되어 뒤죽박죽 엉킨 실타래가 차츰 풀렸고, 1년간 수입을, 1년간 가계지출을, 전기간 주식관련 낭비를 낱낱이 파악할 수 있었다.

 

낭비되어 없어진 1억1천은 이미 없어진 것이고,

어쨌든 나는 나대로 수년간 복잡했던 머릿속이 깔끔하게 정리된 것이 너무나 홀가분하고 상쾌했다.



그런데 도박으로 잃은 돈을 도박으로 다시 복구


2017년 9월 12일부터 2018년 1월 3일 기간동안 주식매매로 인해서 2017년 5,470만원 수익과 2018년 2,920만원 수익에다가, 몇년 묻어두려 했던 유상증자분(=3,150만원)의 주식이, 내 예상과 달리 단기간에 너무 급등해서 팔지 말지 고민이 많았고, 결국 1월 8일 매도해서 4,590만원의 시세차익을 거두었다. 그 외 총이자비용은 230만원.

그렇게해서 최근 만4개월간 주식으로써 총1억2천7백만원의 수익이 나에게 발생한 것이다.


가상화폐거래로 대박 친 사람들과 내가 다른 점.

일확천금이지만 나에게는 원금회복이라는 것이다.


내가 믿는 나의 운이 너무 좋아서, 단기간에 1억3천만원 가까운 수익이 났지만, 그동안 내가 허투루 날렸던 1억1천만원을 정상적으로 모았더라면 이자수익 포함 1억3천만원이 되어 있었을 것이다.


어쨌든 주식판에서 1억 넘는 돈을 본전회복,복구,리커버리,만회 한 것은 엄청난 일 임엔 분명하고, 그런 일이 내게 벌어진 것도 믿어 의심스럽다.



그런데 나는 또다시 기로에 서 있다.


밥이 보약? 보약이 보약


2017년 12월 말 기준으로, 미래에셋계좌에 장기보유(14,000주)+유상증자분(11,404주)=25,404주를 가지고 있었고, KB증권계좌에 25,404주 포함 총 50,808주의 A종목 주식을 손에 쥐고 있었다.


5만주의 연말기준 평가금액은 2억3천5백이었고, 5만주의 실질적인 매입가는 딱2억원, 그 중의 딱 절반인 1억원이 각종 보험들과 저축의 약관대출+카드론+현금서비스로 끌어모은 돈 이었다.


내가 A종목 5만주를 계속해서 한달간 묻어 둘 경우, 각 대출의 이자비용(연4.5%~연16.2%) 합계는 70만원으로, 평균 연8.4% 대출금리인 셈이다.

 

이미 과거에 이자비용 낭비를 일삼았던 탓에, 월70만원의 이자비용이 별로 무섭지 않아서, 몇 달 더 계속해서 묻어 둘까 진지하게 고민을 했었다.

그래서 미래에셋계좌의 25,404주에 맞춰서, KB증권 계좌에도 25,404주를 매수해 두었던 것이다.

그런데 내가 무서운 건 학습효과였다.


 2012년 2월 A종목 10,835주 매입가 2,132만원이던 주식이, 2016년 1월 9,762만원까지 평가금액이 폭등했을때, 팔아서 빚도 다 갚고 현금도 만지고 싶었지만, 왠지 더 올라갈 듯 도 보이는데, 만약 내가 팔고 나서 가격이 더 많이 올라가면 어떡하나 싶어서 팔지 못했고, 이후에 차차로 흘러 내려서 2017년 7월 5,135만원까지 내려왔고, 유상증자 발표 및 권리락 직후이던 2017년 10월 13일에는 평가금액이 2,617만원까지 주저 앉았었다.

 

시간이 지난 후에 주식의 그래프 결과를 놓고 보면, '이때 팔았으면 참 좋았을 텐데...' '이때에 매수 했어도 아직 안 늦었을 텐데..'라는 사후판단이 쉽지만, 그 소용돌이의 한 가운데에 있을 때는, 그런 판단과 결단이 쉽게 안 내려진다.


내가 A종목 주식을 2016년 1월에 팔았더라면, 그 이후 가격 떨어졌을때 더 저렴한 가격에, 더 많은 주식을 다시 매수할 수 있는 기회가 충분히 있었는데도, 팔고 나면 폭등할까봐, 다시는 이 가격에 못 살까봐, 망설였던 것이 후회로 남았다.

물론 내가 과거에 단타치던 네이버(NHN) 주가는 20만원 근방이었고, 5~6년 지난 지금은 80만원 근방이기 때문에, 네이버(NHN) 주식과는 영원히 바이바이두바이야 되었지만, A종목 주가는 그렇지 않았다. 그렇지 않는다는 보장 역시 없지만서도...

과거의 학습효과에 비췄을때, 고점이었을 때 팔아야 된다는 생각과, 얼마든지 다시 매수기회는 올거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A종목 주가가 연말에 이어 연초에도 급등하는게 너무 부담돼, 5만주 중 장기보유하던 14,000주를 제외하고 모두 팔았다.

그리고 나서 최종적인 수익률을 계산한 결과, 4개월만에 1억2천7백만원을 벌었다는 계산이 나왔다.


그걸로 아버지와 동생한테 빚 갚고, 아이들 몫 100개월치 적립금 2천만원을 선지급해서 증여세 신고하고, 나도 내 명의로 신협에 비과세 저축 3천만원 예탁하고, 납입 만7년짼데도 원금회복 못한 변액연금보험의 추가납입 한도를 차차로 모두 메꿔서, 내 노후 준비에 보태려는 계획들을 실천하고 있다.


그렇게 내가 A종목 주식을 (고점에) 팔고 나니

A종목 주가는 계속해서 급등하고 있다.....! 


글머리에 언급한 대로, ② 팔고 나니 폭등했다? 의 배아픔이 슬그머니 고개를 내미는 것이다.


와.. 내가 팔지 않고 50,808주를 계속해서 쥐고 있었더라면 현재.. 아.. 아악.. 하고 있는 중이다.


안방 침대 위에서 놀다 목을 삐끗해, 동네 정형외과에서 X-레이 촬영하니 척추가 많이 휘었는데, 며칠내 차도 없으면 추천서 써줄테니 종합병원가서 CT(?) 찍어보라 했는데, 차도가 조금 있길래 유명 한의원에 가서 침 좀 맞고 물리치료도 하고 보약도 지어 먹였던, 한동안 고개 삐딱한 채로 척추가 휜 상태로 생활했던 어메이징 연서. 

대체 어느 별에서 야반도주한거냐!


오늘 이후로도 계속 가격이 오르면 오를수록 더 많이 배아파하고 후회하고 아쉬워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내가 판 가격 이하로,

내가 다시 살 기회가 영영 오지 않더라도,

과거에 추격 매수하다 상투도 잡아 본 사람으로서,


현재 나에게는 책임져야 할 내 아이들이 있고,

나는 원금회복의 성공 스토리를 직접 쓴 사람이고,

나는 다시 또 그 옛날의 후회감과 막장감을 경험하고 싶지는 않다.


그러므로, 하이 리스크 바이바이 두바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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